Tumgik
#언땅조심
naroill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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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나온 풍경, 당신의 문장
길에서 누군가 미끄러지는 것을 보았고 넘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스콘의 크기는 점점 작아진다. 그래도 뭔갈 따뜻하게 데워 먹기 위해서 스콘을 하나 샀다. 줄어든 크기에 비례해 맛이 보강된 듯하다. 블로그를 하려면 특정한 생각과 메모를 해야 한다. 그러나 목적을 분명하게 두어서는 안 되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 돌아다니면서 보고 생각한 것들을 적어두기.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기 시작했다. 당연히 임진아 작가 무릎담요도 받았고. 구매 전 미리보기를 보다가 깔깔 웃었다. 어린이의 말실수가 귀엽고 우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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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는 언덕과 지평선이 있고, 숲이 있고, 그 숲속에는 말라 죽은 거대한 고목이 있고, 그 그늘 아래 새로 나는 풀포기들이 있다.”
말의 풍경은 생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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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등을 들고 (-) 남들과는 다른 각도로 빛을 비춰주었고, (-) 독특하게 빛나는 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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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품성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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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은 권력과 결합해 부당하게 누리는 이익과 권리를 뜻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 나는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놀라운 도약을 볼 때처럼 잠시 아득했다.”
손전등, 장대높이뛰기 와 닿는 비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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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말로 ‘플렉스’를 한 셈이다. (-) 부정과 긍정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이 의미의 전복이 흥미롭다. 말은 생태계와 같아서 세상에는 새로운 말이 계속 태어나지만, 있던 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때도 말은 부분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주간 문학동네 김하나 작가 워드스케이프(wordscape) 너무나 유익. 문장에는 풍경이 있고 풍경들 사이에 말이 놓여 있다. 말에 ‘언덕’과 ‘숲’이 있다는 말이 인상적인데, 문장은 풍경들의 한 지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문장을 쓰고 말을 한 사람이 어떤 ��경을 지나쳐 왔는지 보여주는 지점. 통과한 뒤에 남은 것들. 좋은 글이 필요한 이유는 매일같이 좋은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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