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oillerr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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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자라났지. 나는. 자라났어. 아마도. 나는 그렸지. 나는 썼지. 네가 찍어 간직 했고 나는 그리고 써서 기록했지. 아,자랐구나. 우리는 자랐어.
불을 꺼두고 너는 암실에서 현상을 했고 나는 더듬거리며 작은 불빛으로 그리고 썼지.
어둠에는 왜그리 희미한 불빛도 밝을까. 우리는 거기에 대해 몇시간을 얘기했지. 암실속의 너. 검은색의 그림을 그리는 나. 우리에게도 희미한 불빛이 있었지. 더 밝아보이는 그 빛이. 있었지.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면 네가 끄덕여줬지. 또 어떤날은 내가 그랬지.
암실에서 너는 눈이 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 나는 고개를 저었지. 나는 검은 종이 위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싶다고 말했지. 너는 고개를 저었지.
우리는 가끔 차라리 꿈을 잃고싶다 얘기했지. 감당하기에 벅찬 꿈을 버리고 싶다 말했지. 서로에게 고개를 저었지.
우리는 자라났어. 서로에게 자라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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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lerr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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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쎄, 5월은 원래 아��� 계절은 아니였는데 말이야. 유독 아프고 괴로운 일이 많다. 이렇게 싫은 5월이 그냥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고싶은 날들. 이기적이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기는 날들. 그리고 그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도 죄스러운 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는 날들. 누구는 혹은 남들은 잘하는데 나는 왜 그걸 못할까. 내가 제일 중요해. 하는거. 남에게든 나에게든 그러고 싶은데 남에게 까지 바라는건 욕심꾸러기잖아. 그래서 그 바램은 아예 버렸구 그냥 나 자신만이라도 그러고 싶은데 말이야.
이해를 바라지 말자. 뭐든 갈구하지 말자.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는 필요한거잖아. 아 그래도 그러지 말자. 그래야 편하지.
내 기분을 고려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정말로. 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 주고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 말이야.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붙들지 말아야 한다고 이론상으론 잘 아는데 말이야.
나는 한번 연이 생기면 쉽게 끊어내질 못해. 정이 들어가는 모든 단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말이야.
내가 독해져야지. 내가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어야지.
미안해. 고마워를 잘 하는 사람이였는데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그리고 바라지도 말아야지.
별안간 괜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은 그만해야지.
다짐해본다.
2. 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에 걸리던 너
사실 이건 내얘기다.
내가 누군가를 생각해서 적은 얘기가 아니라 내가 매번 여름 감기를 걸리는 나를 생각해서 적었다는 거다.
만약 누군가가 늘 어름감기를 앓는 나를 이렇게 매년마다 생각 해 준다면 어떨까 하고 적은 글이다.
그림의 색을 아픈 여름색으로 하고 싶었고 그 색에 어울리는 나도 모르는 소년을 상상해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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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lerr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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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에 걸리던 너
너는 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를 매년 앓았지.
나는 덕분에 그맘때가 오면 네 걱정을 했어.
너와의 연이 끊기고 여름날이,
그러니까 비에 젖은 박스냄새가 거리에서 왕성할때 말이야.
그 때 말이야.
모든 나뭇잎이 초록에서 연두색으로 탈바꿈 하는 때 말이야.
손이 찝찝해져 올 때 말이야.
찝찝해 지는 손을 느낄때 나는 덩달아 찝찝하게 마음 한켠에서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를 느끼게 됬지.
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를 매년 앓았던 너.
나는 네 생각을 해.
비에 젖은 박스냄새와 잘 어울리는 조금은 어두운 너.
그렇다 해도 역시나 연두색의 나뭇잎처럼 웃던 너. 너 말이야.
이제 또 봄이 끝나가는 공기가 느껴져.
이제 너는 또 감기를 앓겠지.
훌쩍이는 너의 콧소리와 말하는 도중, 혹은 걷다가 큰 소리의 재채기로 나를 놀래켰던 너.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덕분에 나는 이맘때 쯤에 아직도 네 걱정을 해.
덕분에 나는 아직 네 생각을 해.
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를 늘 달고 살던 네 생각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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