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wipeshadow · 2 years
Text
다 때가 있다라는 말이 맞는걸까
연애도 이제는 지겹고 피곤하고 귀찮고 돈 아깝다 느껴졌다. 그러면 안되지만 예전의 편했던 연애들을 생각했고 그 전 사람들보다 지금의 남자친구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고 싶은 것도 많다면서 왜 나를 만나는건지. 종교가 없는 나에게 일요일의 정기적 예배는 미뤄도 되는 일 같지만 그 친구에겐 나보다 중요한거라고 했다.
마음이 깊어져 종교가 다툼의 원인이 될 것 같다 느끼는 순간 이 친구와의 만남을 깊게 신중하게 갖지 않게 되버렸다. 슬프지만 난 이미 그런 이별을 겪었으니 어찌보면 그 과정을 짐작하는 건 당연한 순리일수도.
분명 조율을 할 수 없을거고 내가 순응하고 바꾸지 않는 한 답은 없겠지. 답답하다.
8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2 years
Text
이 계정의 글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다. 계정 비밀번호 인증을 할 수 없고 핸드폰으로만 남기기에는 불편함이 많고. 이 글들을 어디로 가져가야 하나.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2 years
Text
적당한 밀당과 눈치게임, 누가 더 먼저 상대방을 설레게 하고 마음을 가져갈 것인가 우리는 서로를 가늠했다.
어장관리를 당한 상처로 이성간의 친구는 없다는 남자와 헌신하다 헌신짝 되버려 가벼운 연애도 즐기고 이성간의 친구도 만들고 싶은 여자. 둘은 엇갈렸다.
그래도 공통점이라면 우린 잘 통하고, 남이 될 지 연인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열린 결말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5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2 years
Text
혼자 있던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혼자가 더 편한 것 같아. 절대 네가 나쁘거나 이상해서 그런건 아니야.
근데 수진아. 너무 너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거지같은 이별이지만 솔직히 맞는 말이다. 너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개소리라 하고 싶지만 이건 진심으로 건넨 말인 것 같아서 더 짜증난다. 네가 뭐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면서 전화로 이별통보하는 놈이 뭐라고. 돈 많고 좋은 데 다닌다고 으스대면 다인줄 아나. 근데 생각할수록 눈물이 난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슬프다.
4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2 years
Text
컴퓨터, 태블릿으로 텀블러를 들어가려고 하니 비밀번호를 모르겠다. 다행히 핸드폰은 자동로그인이 되지만 말이다. 비밀번호 변경을 하려고 하니 이전 핸드폰에서 정리하지 못한 인증코드때문에 찾을 길이 없다.
휴 이를 어쩐다.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봐도 답이 없네. 초딩들아 텀블러는 그 텀블러가 아니란다.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2 years
Text
헤어졌다.
6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211027 10:29
친절함은 당연하지 않다.
내가 누군가에게 마냥 친절하지 않듯이, 상대방도 나에게 친절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싫을 수도 있고,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고, 원래 그럴 수도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이 없다.
너무 상처받지 말자.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거고, 크게 관심을 두지 말고 의미 부여 하지 말자.
불편하다면 정당하게 상대방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추자.
그렇지 않다면 자잘한 것들에 대해 신경 쓰지 말자.
5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그 때의 상호와 지금의 상호
사람의 취향은 고유해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도 공통점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이어가는 일 또한 물건을 고르고 음식을 고민하듯이 취향이 반영되고 다른 듯 같은 점이 분명 있다.
여러 번의 연애 중 이름이 같을 경우는 얼마나 될까? 우연인지 필연인지 나는 '상호'라는 남자와 2번의 연애를 했고 하고 있다.
*첫 번째 상호 첫 번째 상호는 26살에 만났다. 클라이밍 동호회에서 만난 상호는 22살의 혈기왕성한 하고 싶은 게 많은 20대 남자였다. 우연히 대화하다가 취향이 비슷했고 영화를 본 이후 급격히 가까워진 걸로 기억한다. 상호는 직장을 다니며 나와 같은 전공을 공부하던 학생이었고, 졸업 후 일을 하던 나는 학부생 때의 기억을 곱씹으며 대학교 캠퍼스를 같이 거닐거나 몰래 전공 수업을 들어가기도 했다. 상호는 부산 사람이었고 직업 군인이었다. 어릴 때부터 제복이나 정갈한 이미지를 좋아하던 나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친구였다. 우리는 생각이 많고 글쓰기를 좋아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공간에서도 비밀리에 서로에게 못한 말을 편지로 쓰기도 했고, 좋았던 말은 다시 자기 전이 틈틈이 곱씹기도 ��다.
2년 정도 만났을까. 우리에게 권태기가 찾아왔고, 서로가 연애에 경험이 서툴렀던 그때.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하는 존재가 되었고 우린 헤어지기로 했다. 이별을 확정 지었던 카페에서 결국 울어버렸고 1시간 정도 집을 아무 생각없이 걸어갔다. 가면서도 뒤를 돌아보며 혹시나 상호가 미안하다며 다시 만나자도 붙잡진 않을까 했지만 결국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헤어진 이후 다시 연락을 주고 받게 되었고, 수원으로 상호를 만나러 갔었다.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이별의 힘듬 같은 건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상호가 좋아할 만한 김영갑 작가의 책과 치악산 막걸리를 사가지고 갔던 기억이 난다. 대체 이 두 개의 부조화를 뭐였는지 참 지금도 모르겠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왜 외우고 있는지 모를 상호의 핸드폰 번호로 문자를 보냈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래선 안됐지만, 답장이 오지 않은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고마운 일이었다. 사람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추억이 그리웠을 수도 있다는 연애 유튜버의 말을 듣고서는 내가 지금 그리워하는 것은 '상호'가 아니라 상호와의 '추억'인 것 같다. 벌써 1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상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많은 삶의 한 조각밖에는 모르지만, 상호는 분명 나에겐 귀하고 좋은 친구였다. 무슨 일을 하든지 행복해하고, 지금을 기뻐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34살의 상호 두 번째 상호는 데이트 앱을 통해서 만났다. 코로나도 심해지고 점점 나이가 들면서 소개팅이나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선자가 있다 보니 호감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관계와 대화를 이어가는 것에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느꼈고, 결혼 생각이 아직은 없다보니 더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데이트 앱으로 결혼에 성공한 2명의 절친의 추천이었다. 데이트 앱에서 몇 번의 잠수와 허탈한 첫 만남 이후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만난게 상호였다.
상호는 서울 토박이의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다. 작년까지 해외 파견 근무를 하는 바람에 원치 않던 긴 연애 공백이 있다고 했다. 우리 둘 다 동갑(빠른은 패스)이라 그런지 대화의 결이 잘 맞았고, 짧은 만남에도 우린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상호와 나는 유년시절이 비슷했다. 부모의 관심을 받기 보다 스스로 일찍 철이 들어버렸고, 형제가 있음에도 가장처럼 되어버린 상황.
그런 상황 속에서 상호는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밑바닥을 치겠구나 싶어서 이를 악물고 독하게 공부를 했고 지금의 안정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자수성가란 말이 어울렸다. 처음 상호와 만나면서 내 내면은 점점 피폐해졌다. 배울 점도 많고 멋있는 상호와 달리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고, 어쩌면 상호가 나를 버릴 수도 있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이렇게 조건이 좋은 네가 왜 나를 만나?'라고 너무나 묻고 싶었지만 이건 거의 자존심을 바닥 못 내 긁는 소리였고, 망설이다가 결국은 술김에 얘기를 꺼냈다.
상호는 상관없다고 했다. 지금이 중요하고 그런 건 괜찮다고 했다. 그런 대답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언제든 변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정신 차리기로 했다. 지금의 상호만 생각하고 옆에서 빌붙어 있으려는 생각보단 언제든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래! 네 생각이 그렇다면 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위치와 자세를 갖기로 했다. 당당해지고 싶었고, 당당해지기로 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면서 근자감(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그렇게 서로가 응원하면서 더 발전하는 연애. 그걸 꿈꾸고 있다.
- 내 인생의 소중한 20대와 30대를 상호와 함께 했고, 함께 하고 있다. 나도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에 '수진'이라는 좋은 조각으로 새겨져있기를.
4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답답하니까 아무한테나 내 얘기를 마구 하려고 한다. 마치 묵은 체증이 싹 가라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상대방과의 신뢰도와는 상관없이 하고 싶은 말들을 대충 필터로 걸러서 마구 쏟아낸다.
그러고 나선 항상 후회한다. 특히 친구나 가족이라면 오랜 시간 알고 지냈기에 어떠한 반응이 와도 무덤덤해질 수 있는데 위험한 건 '직장 내'이다. 사회생활이 10년 정도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우짓을 캐치하지 못해서 나중에 생각하면 혼자 기분만 나쁜 경우가 여러 번이다.
- 과거 사진 얘기가 나와 숏컷했던 사진을 보여주니 휴대폰을 가져가 이리저리 사진을 넘겨서 당황하게 했던 대리. - 어색하니까 주말에 뭐 했는지 물어봐서 얘기했는데 결국 본인 얘기는 일절 하지 않는 묘한 분위기를 주는 팀원. - 밝고 친절한 이미지지만, 목소리가 너무 커서 도저히 문서 작업 업무에 적합하지 않아서 정수리 흰머리의 90%를 차지하게 만든 과장님. - 워커홀릭이라서 일 잘하는 줄 알았더니, 3번 넘게 보고드리기도 한 일정을 파투 내고, 팀원 간의 화합이 중요하다며 업무시간 중 게임, 간식 내기를 주도하는 팀장님.
어디든 좋은 X, 나쁜 X, 이상한 X은 있는데 여기는 좋은 X은 없는 것 같다. 월급 루팡을 대놓고 이야기하고, 대표님의 험담을 중간관리자가 몸소 실천하면서 애사심과 업무 집중도를 와장창 깨트린다. 나는 계약직 직원이고 아직 이곳 지리에도 익숙하지 않으니 그냥 찌그러져서 시키는 일만 하고, 시끄러워서 집중하지 못하는 일은 시간 외 근무로 몰아서 해야 하겠지...? 회사에선 묵비권을 행사하겠음.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D+18
남 : 해외 근무하면서 너무 힘들게 일했더니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어.
여 : 그래? 어디가 안 좋은데?
남: 말도 안 되게 일을 많이 해서 혈액순환이 잘 안돼서 지금도 다리에 쥐가 자주 나. 자고 있는 와중에도 그런 증상이 있어서 잘 때 베개를 받히고 자야만 좀 낫더라고. 그리고 사무실이 시원하다 못해 추웠는데 몸이 망가지니까 한여름에도 패딩을 입고 다녔어. 다른 직원들이 미친놈이라고 했었지. 한여름에도 패딩을 입고 다녔으니까 말야. 그래도 작년에 귀국하면서부터는 괜찮아졌어.
여 : 그렇게 타국에서 엄청 힘들게 일하면서 그만두고 싶단 생각은 안 들었어? 나였으면 벌써 비행기 티켓 끊어서 도망 왔을 거 같은데...
남 : 그만둔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서든 이걸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아. 그럴 생각도 할 시간이 없었던 거 같기도 하고. 세뇌 당했던 거 같아ㅎㅎㅎ 어느 날은 아무리 야근을 해도 업무를 소화하기가 힘들어서 하루는선임한테 " 너무 일이 많은데 우선순위를 알려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더니 "다 중요하니까 무조건 다 하고 새벽까지 해!"라고 얘기하더라고. 그때 너무 충격적이었어. 근데 또 그렇게 하게 되더라고.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고 과로로 죽음의 고비를 넘을 것만 같은 고강도 노동을 하고 돌아온 그의 말은 생각보다 더 혹독했고, 그를 단단하게 만든 것 같았다. 나 역시 사회생활 10년 차에 11번째 직장을 다녔으니 1년에 1번 이상 이직을 했다. 녹록지 않은 사회생활과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그처럼 부딪혀보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존버 정신이 없어 왜 나는 '회피'를 선택했을까. 지금 이렇게 만난 확률은 어마 무시하게 희박하기에 우리의 관계가 소중하다 생각했지만, 사실은 만났다는 것보다 하나의 큰 인생이 내게 다가온 것. 다가온 인생이 겉으로 뻔쩍뻔쩍하고 가벼운 것이 아닌 속이 꽉 찬 인생이라는 것이 소중하다 느껴졌다.
'고생 많았어! 엄청 힘들었을 텐데도 꿋꿋이 너의 삶을 일군 거 대단하고도 정말 멋진 일이야. 그리고 그런 삶으로 내게 다가와 줘서 고마워.'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사무실에서 근무한지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맘 편하게 얘기하고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량강화나 직업에 대한 전문성 개발은 이제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시키는 것만 하는 로봇이나 되어야지. 지난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하려고 하면 자료가 없고, 혹여나 싶어 선임에게 물어보면 모른다고 얘기하기 일쑤다. 어쩌다 겨우 전달받은 첨부파일도 확인해 보면, 참고할 게 없다. 거의 맨땅에 헤딩처럼 하고 있는데 꼭 전 직장에서 신규 사업 맡으면서 느꼈던 감정 비스무레하게 느껴졌다. 신규직원 혼자 신규사업을 맡아서 한다는게 지금 봐도 어떻게 했나 싶기도 하고, 뭔가 성과에 집착해서 그때만큼 열정적으로 일한 적은 손에 꼽히는 것 같다.
그래도 전 직장은 사업 운영 매뉴얼이라도 있지. 여기는 주먹구구식에 또 진행한 내용이 있어서 요구하는 건 요구하는 대로 존재한다. 참고 자료나 인수인계라도 해주고 부려먹을 것이지. 아직도 내부 시스템에 대해 교육을 받지 못해 어떻게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4호봉이라 열심히 배워서 신입처럼은 안 하려고 하는데, 뭔가 막혀있는 느낌이다. 사무실에서 성장을 바라면 안 되겠다. 퇴근 후 자기개발 일정이나 세워야겠다.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D+13
나는 지금 모아둔 돈은커녕 학자금, 카드대금이 있고 집은 전세라 2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고 직장은 내년 상반기까지이고 그래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거나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있지 않아. 돈을 많이 벌 생각도 없고, 그냥 그럭저럭 어렵지 않게만 빚이 없게만 살고 싶어서 재테크니 투자니 그런 거 하고 싶은 생각도 아직은 없어. 그리고 나는 아직도 방황 중이라 내가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어. 지금 여러모로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어.
결국은 토해냈다. 여태껏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말을 네게 하고야 말았다. 이렇게 말하기까지는 많은 생각이 있었고, 이렇게 내뱉음으로써 후에 우리 관계에 어떤 지장을 줄 지도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좋은 소리도 아니고, 내 말의 요점은 "나는 생활력도 없고, 긍정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솔직한 건지 자기 비하를 한 건지, 말하다 보니 괜히 눈물이 나와버렸다. 괜한 동정심으로 호소한 것 같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너는 괜찮다고 했다. 그럴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조건 보고서 선을 보거나 결정사로 갔을 테고, 하지만 사람의 인성을 보는 거고 그런 건 어떻게든 괜찮다고 했다.
원하는 대답과 방향으로 흘러간 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현실적인 네가 왜 이 상황은 현실적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 건지. 정말로 생활력이 있는 네가 나중에도 평생을 함께한다고 하면 먹여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우리의 시간들이 있기에, 기회비용으로 우선은 만나보려고 하는 건지 또 내 머릿속에선 온갖 생각들이 넘쳐났다. 그래도 우선은 네 대답을 들었고 '괜찮아'라는 대답을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더 이상 나에 대한 단점은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언제까지 함께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다 보면 어떠한 결과던지 후회는 덜 할 거고, 행복한 결말로 갈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 테니까 말이다.
2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타지로 이사 온 후 나의 계획은 돈을 모아서 월세살이도 그만하고 내년에 끝날 계약 기간에 어떻게 될지 모를 비상금 마련이었다.
근데 오늘 카드값이 나오자마자 대체 돈 모으기로 하기로 한 게 맞나 싶었다. 100만 원을 웃도는 금액을 보며 지난달 내가 무슨 짓을 했나 싶기도 하고... 혹여나 신용카드를 누가 무단으로 불법복제해서 사용했나 다시 한번 확인도 해봤지만 그럴 리가 없지 암.
어제 너와의 통화에서 임차인으로서 '그깟 몇 백만 원 손해 볼 생각하고'란 말을 듣는데, 서로의 생활수준이 이렇게 다르구나 싶었다. 너는 임차인의 입장이고 나는 세입자의 입장에 충실하니까. 물론 스스로 노력해서 사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아끼면서 일군 보상이고 노력의 결과이기에 비난하거나 부정하고 싶진 않다.
다만 그런 우리의 현실이 조금은 슬프다고 해야 할까. 아직 우리가 계속 함께할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나만의 시간이 점점 필요하다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껏 노력하지 못한 것들을 다시 찾아서 나는 나의 길을 묵묵히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너에게 잘 보이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것들을 더 알아가고 싶다.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D+11
지금 이 상황에 너를 만나는 게 맞는 건가 싶다. 낯선 지역에 홀로 나와서 미처 못 갚은 학자금에 전세대출 이자, 월세, 공과금에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지출이 적지 않다.
그런 와중에 계약직 직원이라 내년 5월 이후는 장담할 수 없고, 지금 일하는 분야가 나에게 맞는 것인지. 좀 더 다른 대안은 없는지. 이 일을 20-30년 쭉 하며 내 삶의 방향대로 갈 수 있을지. 고민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우주를 떠돌던 나라는 소행성은 갑자기 등장한 너라는 소행성과 부딪혀,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처음엔 충돌의 여파로 어안이 벙벙하고 어쩔 줄 모르고 이게 무슨 감정인가 싶어 우린 하나의 행성으로 함께하기로 했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우린 너무나 다른 원소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성보다 감성을 중요시 생각하는 나와 달리, 너는 이성이 좀 더 우선인 듯하다. 일과 사랑을 구별 지을 수 있는 눈을 가졌지만 나는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어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같았던 어린 시절의 어려운 환경에서 너는 죽을 만큼 노력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주 100시간이 넘는 근무를 하며 지금의 직책까지 일궜고, 지금은 학점은행제를 들으며 더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했다. 어린 시절의 아픔이 있었지만, 모범적인 착한 아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진짜 나를 감춘 채 사회적 가면이 내 얼굴 인양 행동했고, 연민을 이용해 사람들의 선의를 받고서 뒤에선 멍청하다며 비웃기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손가락질할까 봐 유행한다는 것들은 다 내가 해야 했고, 그래서 돈도 모으지 못한 채 당장 한 달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살아가며 3포 세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렇게 같으면서도 다른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까. 지금 당장 나는 데이트 비용을 어떻게 할 건지 묻는 게 먼저였지만 돌아온 대답은 '난 실적 관리 때문에 신용카드만 쓰는데?'였다. 무엇이 정답이고, 옳고 틀린 것은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들로 인해 자격지심과 상처를 소소히 받을 나와 그런 것을 알게 되고 미안함과 우위에 있다는 동등하지 못한 관계의 깨달음은 결국 우리를 헤어짐으로 이끌까 봐 난 그게 두렵다.
넌 아무 생각이 없고, 지금 행복하면 되지 하며 무조건 다가오겠지만 나는 이제 서서히 거리를 두려 한다. 더 이상 가까워져서 지금 정리되지 않은 미래의 그림을 제쳐두고 지금의 유희를 즐길 여력이 없다.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즐거웠던 하룻밤 대화는 잘 마무리가 됐다.
내가 나이가 조금 어렸다면, 지금 이성친구가 없었더라면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적인 조건이었지만, 그래도 그래선 안되지 암.
다시는 내가 먼저 연락할 일은 없을거고, 나중에 본인도 술 사달라고 연락한다면 그때만 만나고 끝내는 걸로 해야지.
제발 김칫국을 들고 청춘 로맨스 속 주인공이 되려하지 말자.
현실은 냉혹하고 잔인하고 지저분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언제 도태될 지 모르는 냉전임을 잊지 말자.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아니 얼굴은 봤지만 실물로는 보지 못한 남자에게 술을 사달라고 했다. 지난날의 내 모습에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어쩌면 저렴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모습을 내가 먼저 한 것이 새삼 놀랍다.
모임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생각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다 보니 정신적으로는 많이 가까워져서일까 '나중에 맥주 사드릴게요. 진심'이라고 했던 그 말을 나는 곱씹었고, 그냥 갑자기 연락을 했다.
먼저 사준다고 했던 쪽이 상대방이었기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네 좋아요라고 했고 날짜를 얘기하다가 말을 꺼낸 당일 저녁으로 갑자기 좁혀졌다.
연애도 그렇고, 사람과의 약속도 그렇고 질질 끌거나 내 생각 속에 머물러서 계속 잔상으로 남아있는 게 싫다. 얼른 해치워버렸으면 하는 업무 같은 존재가 나에겐 사람과의 약속이 아닐까 싶다. 이제 2시간 후면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시작된다. 설렌다기보다는, 하룻밤의 즐거웠던 날로 기억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케이스 중 하나로 남길 바란다.
추잡한 생각은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고 그러기엔 너무나 진심이 보이는 사람이고 이미 우리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가까우니까. 비교하거나 우위를 생각하지 말자.
3 notes · View notes
wipeshadow · 3 years
Text
D+10
나는 내 안의 다른 나를 가지고 있는데 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느끼는 건 지금 너는 너의 모습에 충실하다는 거다.
지난 연애의 실패 경험을 곱씹으며 다시는 무뚝뚝하거나, 커리어에 집중해서 연인을 외롭게 만들지 않겠다던 너의 말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스스로가 생각한 바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걸어 나가는 것. 앞날이 불안하긴 하지만, 불안하다고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해보는 것.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내딛는 걸음들이 나아가고 있는 것.
생각이 많다는 건,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그에 대비해 최소한의 문제, 상처를 덜 안고 가려고 하는 나의 대표 모습이다.
하지만 그만큼 스스로가 짜놓은 시나리오에 상대방을 집어넣어 엑스트라로 만들기도 하고, 때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역조차 시켜주지 않는 냉혹함도 있다.
우린 급작스럽게 서로의 시나리오의 주연을 맡게 되었다. 아직 무대에 서기엔 자신감도 없고, 실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좀 더 내면을 탄탄히 하고 너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되고 나서 덜 상처받을 준비가 된 다음 무대에 서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의 감정은 이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지금 난 너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있다. 너의 마음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이어갈 수 있을까. 너에게 상처와 불안과 아픔을 주고 떠나는 새드엔딩이 되진 않을까.
2 notes · View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