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swimal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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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날은 춥지 않았다. 장례식장엔 아버지의 가난한 친구들이 많이 왔다. 지하였던 식장에서 화투를 치고 담배를 피우다가 돌아갔다. 술 취해서 날 앉히고 일장연설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곱게 주무시던 (처음 보는) 삼촌도 있었다. 할머니의 관이 불 속으로 들어갈 때에 난 울지 않았다. 아버지는 격히 울었다. 나는 내가 아버지의 세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발인은 일요일에 끝났으며 월요일부터 아무 일도 없는 듯 출근했다. 사실 내가 조모상을 당했다는 건 아무도 몰랐다. 내 안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지도 않았고 섭섭할 일도 없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내 얼굴에 주름이 생기기 시작할 때에, 되게 웃긴 일인데, 강호동의 얼굴에서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 그러니까 그 씨름선수 출신 강호동.
난 늘 아버지가 강호동의 잘생긴 버전이라고 생각했다. 강호동이 요즘 이미지가 좋아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표정이 피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아버지 얼굴이랑 겹쳐 보였다. 방송에서 강호동은 본인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엄마 고마워요- 라고 말했고 그 어머니는 시청자들 우리 동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했다.
우리 동이라는 말은 할머니가 아버지를 칭했던 말이다. 망할 경상도에서는 이름 끝자만 부른다.
아버지는 사생아였고 유일하게 그 이름을 불러 줄 존재를 잃었다. 그가 고아라는 사실이 극히 와닿았다. 누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나, 그저 내가 무참히 잘못했다는 생각이다.
아버지는 자상하지도 않고 가정적이지도 않았다. 가난했고 거칠었고 자주 울분에 차 있었다. 이젠 이름마저 잃어버린 그를 보며 올곧게 편을 들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못마땅하게도 정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할머니를 몹시 미워했던 엄마는 장례식장에서 크게 울었다. 나중의 내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 그것만큼 못난 일이 없을 텐데.
나는 아버지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 그냥 오늘은 집을 지키다 역병 때문에 일찍 들어온 그를 보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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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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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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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가 여기에 있는데. 티셔츠를 저렇게 돌돌 말아 보관하고 싶으면 괜찮을 텐데. 수집하지 않는 걸 잔뜩 가지는 상상을 하는 게 제일 뒷탈이 없다, 뒷감당을 하지 못하는 일은 사실 별 쓸모가 없습니다. 그건 20대 초반 때나 김난도 뽕에 빠질 자격이 있을 때나 하는 거지. 나이 먹고 그러면 추해요. 김리뷰만 봐도 나랑 동갑인데 쪼대로 살다가 우울을 강연으로 책으로 내서 먹고 살잖아. 대체 그 책으로 여자 꼬시는 것들은 어떤 생각을 가진 걸까. 아아 유명하지 않은 부자의 길이란 얼마나 멀고 험한지! 그러고 보니 내게 시를 알려주신 선생님은 정말 유능한 사람이었는데, 자주 연락을 하고 싶지만 좀 더 추워져야 한다. 그 사람 속이려면 계절빨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거든. 속아주는 척 하겠지, 연륜이 있고 수학도 잘 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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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고 나누기 기호라고 생각했는데, 뽕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어릴 적엔 기호학 뽕에 빠진 적이 있다. 피보나치 수열의 아름다움 같은 초보적인 이야기에 황홀해 한다거나, 역사적 메타포에 나 홀로 유능한 청소년인 척 (뒷감당 가능한) 갖가지 기호와 악마들 이름을 외곤 했다. 특히 릴리스 이야기는 사실상 국교가 기독교인 대한민국에 사는 내게 꽤 큰 충격이어서, 목요예배마다 학교에 오셨던 ㄷㅇ교회 강도사님에게 물었다가 존나 혼났다. 뒷감당 못 할 일이었군. 그 때 느낀 건, 예수 믿는다고 하면 깡패같은 체격이 있어야 전도질도 하겠구나. 헬창은 옛날에도 옳았다. 예수도 목수였는뎁쇼 뭘요.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생각을 좋아한다. 그는 ‘모든 작가들은 목공다운 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모든 목공들도 작가다운 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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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핑크뮬린가 뭐시긴가, 이 정도 땅을 가지고 이걸 심으면 카페란 걸 차릴 수 있는 건가 물었다가 누가 봐도 갈대 아니냐는 반문을 받았다. 제가 서울대 식생과를 왜 떨어졌게요. 거기서도 알았던 거죠 이 새끼가 식물 따위에 관심 줄 이가 아니라는 걸.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는 비유는 무척이나도 말하기 쪽팔릴 정도로 구시대적이지만 갈대도 못 알아 보는 내가 진짜 뭘 알았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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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을 싫어하지 않는다. 매사에 의미부여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 생각이 없다는 건 그 사물 자체가 꽤 괜찮은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나타낸다. 그러니까 내 말은, 놀이공원이란 게, 유사 자살행위처럼 보이지 않나요? 실제로 사람이 건물에서 떨어진다 해도 롤러코스터의 속도는 안 나오는데 그 이상의 속도로 폐에 바람이 들이차는 경험은 꽤 괜찮답니다. 익사와도 유사할 것 같고. 제가 자살하더라도 익사는 아닐 것이다. 이건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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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저 기록을 남겨놔야지.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들만을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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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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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나태 작업실에 놀러간 게 화근이었다. 분명히 우리는 마을을 하나 만들자고 했었고, 아지트 비스무리한 것도 있고(내가 햇반과 젓갈을 일부 제공하였다.) 좋은 친구들도 있는데 위치가 3층과 다락과 옥상이거든. 오리온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단 한 번도 별자리 찾기가 쉽다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연애가 이렇게 눈에 별을 박습니다 여러분. 그 생각에 미치자 하늘을 보기가 싫었다. ���다를 연구하는 예은 누나가 생각났다. 인간들아 우주도 연구하는 마당에 해구까지 가닿지는 말자 거기는 미지의 영역으로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해구와 닮은 지하의 아지트가 생각이 났고, 그래서 사건의 장소엘 이젠 가도 되겠단 생각을 했다.
그 외 여러 이유가 있는데, 새벽의 꿈에 짧은 머리의 남자와 예쁜 여자가 서로의 킬각을 재는 꿈이었는데 그 장소가 사건의 장소였거든. 산과학이랑 말의학 교수님들께서 출장을 가셔서 화요일이 붕 뜨기도 했고. 3시간 자고 목욕을 하고 면도에 공을 들이고 진주행 버스를 예매함.
사실 장소에서도 명확히 할 일이 있어서 간 건 아니다. 진주 내려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어떤 아저씨에게 라이터 빌린 일. 이걸 쓰면서 결심했다. 오늘은 내 지포 라이터를 소생시키리. #시샤소세. 감기에 심하게 걸려 목이 바스커빌가의 황무지마냥 거칠어지고 남은 청력이 일시정지 되어도 이 사람은 이어폰을 놓지 않고 담배를 새로 말아댑니다. 이러다 묘지로 가겠죠. 죽은 자의 소생이란 건 유희왕 세계관에나 있으니 아 그것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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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도 하는 일이라곤 그저 걷는 건데, 어릴 적 길 위의 타일 패턴을 꿰며 걷는 것처럼 바람개비 쿵짝쿵짝 하며 걸었다. Sidewalk saved my life라고 누가 노래했더라. 미국에도 바람개비가 흔한가? 옥탑의 풍향계가 더 자주 눈에 띌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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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안 올리려고 했는데 맞은편의 아저씨가 혼자서 물냉에 소주 받고 육전까지 레이즈 시켜서 잘 드셨다. 저게 어른이지. 서로의 테이블을 정탐하다가 here’s looking at you, kid를 내게 보낸 게 인상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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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바다든 호수든 부둣가든 가장자리의 쓰레기를 찍어줘야 한다. 없으면 손가락으로 그려서라도 만들든가. 의자 앉아서 간만에 이재민 노래 들었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지만 가게는 망해도 팔리지거 않고, 남쪽 지방이 원래 다 이렇습니까? (아닙니다.) 책상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인스타그램에 책상 계정을 누군가 운영하던데 제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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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꾸리던 간판 계정은 개점 휴업 상태임. 하지만 항상 찍고 틸트를 바로잡는답니다. 함께 올릴 말이 없어서 그렇지. 피아노 간판엔 임경섭 한 편 같이 올려야겠다. 웃기게도 구관조 씻기기를 챙겨 내려갔는데, 왜 하필 이걸 챙겼지 나 정말 유명해지고 싶은 건가, 하지만 독서와 모방과 덕질로 강남에 입성할 순 없지 않을까, 음 아직 내 낭만에 언제 이렇게 야욕이 묻었담- 하면서 발에 힘을 주어 언덕길을 올랐다.
중간에 영리한 고양이를 만났다. 나와 거의 땅긋기를 하듯이 나란히 걸었는데, 여행을 오더라도 가방에 고양이 간식을 챙깁시다. 내가 그러지 못함을 자주 아쉬워 한다. 정말 아쉬운 건 뭐냐면, 텀블러에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사진이 10장이 맥시멈이란 걸 지금 알아챈 것이다. 에라이 니들이 네이버 블로그보단 유저 많을 텐데 왜 이 모양이냐. 나머진 이따 올리겠다. 내과 수업 중인데 이걸 쓰고 있고 곧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나의 딴 짓 또한 종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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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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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_백은선
너랑 나는 화단에 앉아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틀고 그걸 다시 녹음하고 녹음한 걸 다시 틀고 다시 녹음하고 또 틀고 또 다시 녹음하고 이런 식의 과정을 계속해서 거치면 마지막에 남는 건 돌고래 울음소리 같은 어떤 음파뿐이래 그래 그건 정말 사랑인 것 같다 그걸로 시를 써야겠다 그렇게 얘기하며 화단에 앉아 옥수수를 먹었다 너는 내가 진통할 때 전화를 했다 나는 죽을 거 같아 전화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너는 내기에서 이겼다고 그럴 줄 알았다고 좋아했다 도무지 어떤 일도 끼어들 수 없는 비좁은 벽 사이에서 혼자 주먹으로 벽을 내리치며 울었다 윤은 소파에 앉아 안절부절 핸드폰을 보고 나는 오늘 유 캔 네버 고 홈 어게인을 다시 읽었다 그 시가 제일 좋다 나는 그렇다 옥수수는 은박지에 싸여 있었다 김밥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옥수수였고 옥수수를 먹는 일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썩 잘 어울리니까 그런데 거꾸로, 돌고래 울음을 녹음하고 틀고 녹음하기를 반복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모른다 모르지만 너무 슬플 것 같다 오늘은 너랑 소파에 앉아 시간이 길게 길게 늘어지다가 뒤집혀버리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쩔 때는 림보에 갇혀 있는 기분도 든다 그치만 행복한 무엇이 무형의 뿔처럼 조금씩 자란다 나는 현상과 감정��� 무연해지고 있다 너도 그렇다고 했다 그 이후에 무엇을 쓸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 나도 생각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 이후와 이후에 씌어진 시와 그 시의 이후에서부터 다시 씌어진 이후와…… 이것을 무수히 반복한 다음 바다에서 떠내려온 닳고 반짝이는 유리조각을 주웠다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다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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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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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사해요 잘 있어요 다시 만나요
사실 술 마시고 싶어요. 진실도 질식도 취기 안에선 허술한 법이잖아요. 밀가루가 우리 기분을 결정한다는 거, 그거 마약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촌스럽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가끔은 인정하고 싶어지는데, 그런 거 보면 우리에게 의지란 건 대단히 작은 부분만을 차지한단 말예요. 
역으로 배팅을 하는 심정이 제 노력입니다. 패가망신을 배수진으로 삼진 않았지만, 소문을 일삼는 나나 허리에 키스를 찔린 너나 공구리 치는 판때기 위에선 전정긍긍해 하지 말자구요. 왜냐면, 우리보단 내가 더 용감하거든요. 그러니까 난 계속 널 좋아할 수 있답니다. 허튼 말장난이 쌓인다면 끗발 떨어질까요? 몇 번을 되묻는 거 보니까 난 정말 소질따윈 없군요.
물리적으로 붙어 있는 게 아니니까 우린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는데 평형작용을 깨는 법을, 진즉에 깨우치고 있었단 걸 깜빡했어요 내가. 음, 약이나 먹어야겠습니다. 발자국마다 독이 묻어나는 것 같네요. 정말 그랬을까요. 이번 겨울엔 꼭, 다시. 둥둥 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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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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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매번 밤 위를 걷는 친구와 전화를 하고
반면에 술을 마시면 사과를 일삼는 사람이 나야. 꼬인 혀와 비싼 스케줄을 소맥에 말아서 한 큐에 들이키고 빈 건물에 앉지. 습관이잖아. 태도를 문제 삼는 건 내 오랜 버릇이고 모든 일에 무심해지는 건 새 버릇이다. 가령, 올 초에 내 얼굴에 검게 멍이 들고 목에 얕고 긴 상처가 났을 때. 사람들은 나더러 자살 시도라도 했냐고 웃으면서 물었지만 그럴 리가, 너희들은 그걸 키스 마크로 가리라고 놀려댔지만 사실 난 상관이 없었어. 병실에 누워 아이스팩을 얼굴에 대고 멍하니 수액 용량이나 계산을 하던 날에도 무감했던 것은, 출동한 경찰을 앉혀 놓고 담소나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야. 후배는 날 보고 강아지 같은 얼굴이 되어 놀라던데, 얘,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잖아.
내 상냥함은 담배곽에 구겨서 바다 아래에 던졌고 그만큼 나는 분만의 전문가가 되었다. 투썸플레이스는 격식이 있지, 신촌을 못 가지만 깡마른 등 아래에도 나는 아직 숨을 쉬고, 가을의 커피는 내 팔뚝에 펴발리는 기분이야. 감감한 바닥. 하하 웃는 게 버릇이 되었다. 게임기를 발에 두고도 우등생이 되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니. 자식 교육은 저렇게 하는 게 아닐까 고민을 하다 다시 금연중독자답게 담배를 마시며 술을 내뱉는다. 공을 태우고 모자를 구기고 어깨를 감싸고 마지막으론 헬멧에 노크를 해. 안녕 프란체스코. 오랜 친구 씨 안녕하세요. 당신이 키우던 산양은 오늘은 귀가 잘 들리는가요. 설설히 기지는 않나요. 코를 골면 껍질만 남은 녹음기를 꼭 챙기세요, 정말 중요한 일이랍니다. 월담은 아쉽게도 매력적인 채로 남아 있고 나는 오늘 간나비 노래를 듣고 있는데요, 이것 또한 중요한 게, 제가 농아를 보면 많이 슬퍼하잖아요.
네, 아마 이번 겨울은 봉사라는 걸 다시 시작할까 하는데요, 봉사라는 이름이 참 별로란 말예요. 나는 그걸 직업으로 삼곤 했는데, 그게 날 물리적으로 살렸고, 하하, 그 시절은 아직도 조롱거리로 남아 있을까요, 웃자고 고백한 게 아니었는데 가볍게 들린 건 아직도 아프고, 맞아요 여전히 태도는 내게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답니다.
이제 누가 내게 만나자고 하면 두렵답니다. 호의란 건 휘발성이 강하니깐. 그래서 배를 탈 거고요. 멀미를 제가 하게 될까요? 삶이 더 치사해지겠다 그쵸. 하하. 웃어야지 어쩌겠어요.
영상학을 배웠어요. 아무 것도 모르겠답니다. 이대로 이대로 끝끝내 영영 아주 아주. 
바다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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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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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맞댄 단어를 찾는 중
단 하나도, 단 셋도 띄어 쓰는데 단둘은 붙여서 쓰는 것 정도의 정분이 필요하다. 꽃 같거나 좆같거나. 왼쪽으로 기울인 목과 자물쇠 잠긴 오른쪽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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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보단 나비가 낫지 않겠어요, 사실 요즘의 나비라도 해 봐야 박재언이 먼저 생각나겠지만. 저는 잔나비를 보고서도 도국이 생각났다구요. 시인과 결혼하지 않으면 인생의 반이 성공이라지요, 전 그럼 생의 사분지 일만 남았나 봐요. 원래 연애가 유사결혼 아니겠습니까? 헤어질 때마다 이혼이라도 하는 기분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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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와인은 다들 아는 거지만, 싸구려 담배라고 혹시 아세요? 사람이 밑바닥까지 떨어져 봐야 뭐라도 안다잖아요, 제가 그렇답니다. 이렇게 싸구려 담배는 처음 봐요. 폐포에 갈고리 건 뒤 그 위에서 춤을 춰요. 네가 생각한 리듬은 여기 저기에서 땅에 발목을 꽂은 채 떨고 있고 내 생활의 차가움이란 제 말투에만 박혀 있습니다. 하하, 이렇게라도 있어야지 않겠습니까, 워낙에 덥잖아요. 맞다고 말씀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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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흰 손은 왜 제게서 소멸된 것일까요, 제가 나돌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생각보다 포도주 체질이거든요 제가. 여름이면 작발적으로 재채기를 하지만 그건 남의 탓이라고 생각을 하는 게 우리에게 좋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또 알지 않나요, 그 남이 누구인지 거수 없이 만장일치를 끌어내는 우리는 손발을 묶어도 입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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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앞구르기를 하십시오, 파이의 각에서 정확히 멈추세요, 그래야 불가사리의 어깨에서 놀 자격이 생깁니다, 그래야 계열사에 전화해서 전애인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없어요, 그래야만 전애인이 당신 목소리를 못 알아 듣는 일이 없다구요. 그러기 위해서는,
주머니엔 카드 지갑만 챙기세요, 지우개만 10cm인 연필 같은 단어지만 그럼에도 현금은 호주머니에 양말 사이에 끼우고, 꾸깃꾸깃 점원에게 제출해야 모두가 활을 든다고요. 마지막 사과는 당신 오른쪽 놀이에 놓여 있는 거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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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에요. 답장을 못 해요. 저희 어머니는 보험으로 절 키우셨거든요. 약관이라면 자신이 있답니다. 풍선을 싫어하는 절 탓하지 말아 주세요,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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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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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요, 살려고 들어왔죠?
아니에요, 죽기 전에 들어왔답니닼(찡긋)
아하, 오해했다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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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자해를 한 사람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거든, 이렇게 찍으니 되게 못 생겼다, 하지만 칼을 댄다면 손금에 대야지 않겠어요, 앞트임 하는 심정으로 깊게. 엄살 부리는 글은 쓰고 싶지 않지만 말입니다, 차라리 이게 더 이성적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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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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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잘생겨서 여친 없으면 소개라도 시켜줄 정도로 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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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저희가 자주 사라지긴 하지만 말입니다,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이유는 스타벅스가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랍니다. 터가 좋은 곳에 가서 리저브를 시키는 짬은 되는데, 남은 로망이 있다면 내가 호텔덕후가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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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됐네. 제 음악 취향은 힙합은 아니고요, 클래식은 제목만 몇 개 알구요, 블루투스 이어폰을 장만했으니 폭이 넓어질 것입니다. 경찰에서 전화가 오진 않겠지요? 경찰은 폭행 사건 이후로 다시는 보고 싶지 않거든요. 경찰 이야기나 할 걸 그랬나, 인생 재밌게 사는 썰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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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잘 생겼습니다.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을 테예요. 살을 더 빼겠습니다. 그럼 더 죽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요. Im a sucker for you, 빠끄. 토성과 이명은 오랜 친구지만 저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전문가의 의견이란 신뢰도가 몹시 떨어지는 법이잖아요. 동의하시죠? 그렇다면 조의를 표하세요, 가장 마니아틱한 인사란 걸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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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란 중요한 법이거든요. 우리 집 강아지도 그걸 알아요. 강아지 앞다리를 보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으세요. ( 모르겠다면 박근혜를 빠는 조선일보의 마음을 되새기십시오. ) 음, 방금 말은 되게 별로였다. 영리하게 굴고 싶네요. 간악하게 살고도 싶지만, 글쎄요 언젠가 마약 유통책이 되고 싶다고는 생각했습니다. 진심이었다구요. 슈트빨을 잘 받으려고 수술까지 생각을 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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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지만 알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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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커플. 커플에게도 사랑한단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지는 몰랐다. 근사할 정도로 둘은 잘 어울린다. 보려고 하지 않아도 서로 보고, 지키지 않아도 서로 지키는 사람들이다. 이성을 잃으면 관계를 유지하는 동력을 잃게된다. 똑똑한 친구들이다. 거품이 없는 자리였다. 둘이 오래 행복할 것임을, 여러 눈물을 흘릴 것임을 직감한다. 사랑하는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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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증발한 아이야. 탕수육 말고 좀 더 멋진 걸 먹을 걸 그랬다, 그치. 나는 곧잘 약속을 하는 사람이지만 먼 미래는 절대 약속하지 않는다는 거, 너는 알겠지. 내가 미래를 봉에 걸어두면 그거 진짜 도박하는 심정이란 거, 네가 알겠지. 밤은 짧고 그 사이의 전화가 없으면 내 과거가 사라져. 끔찍하게 침습적인 법칙이다. 하긴 그러니 내가 도박엔 늘 실패하지, 누군가의 주머니 속에서 썰이나 채워주겠지. 나중에란 말을 들으면 나는 무너져. 나중에라고 말할 거면 천 원을 쥐어줘. 복돈을 혼수로 생각할 수도 있어. 빈 과자 봉투로 비행기도 접을 수 있어, 책으로 의자를 만들어줄게, 책을 눈 위에 덮어서 눈이 내리면 그걸로 유람을 떠나는 유랑을 떠나든 내가 여기서 너를 기다릴 수 있단다, 나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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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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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시작할까 말까 깊이 고민을 하는데 헌터가 남들 몰래 데이트를 하고 왔다고 통보를 하다.
언젠가 친구들에게 말했지, 나는 좋아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좋아할 수 있어. 다들 감탄하고 박수를 쳤다, 와 너 진짜 그게 되냐고, 철학적인 은유를 들며 술을 건네고 그 날의 주인공은 말하는 대로 사는 리 모 씨입니다 여러분들 축배를!
이 사람은 무인도에서도 흙을 빚어 사랑을 퍼부을 사람입니다! 아폴론의 빛과 이사야의 지혜를, 헥터의 담대함을 위하여, 그리고 저 저 저 그리고 저들의 다이몬을 위하여 마십시다! (그리고 다들 춤추다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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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놈이나 여자 꼬시는 데에 촉슬이라는 단어를 쓰지요, 안 그래요? 아니라고 확실히 말을 해 주시겠어요, 압운은 힘을 빼고. 넉넉한 받침은 많으니 우리 무릎이 슬어도 꽤 재밌고 즐겁게 살 수 있을 걸요. 우리를 살리는 건 예쁘고 편한 신발이구요, 그리고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 건 우리 이마고요, 사실 코만 봐도 웃음이 나오지 않아요? 나는 그렇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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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호랑말코 같은 놈아, 넌 진짜 어쩜 그리 토속적이라서 예전에 내가 들은 말을 그대로 하는 거야, 다들 마을을 하나 꾸려 살자고 했어, 빌라라도 하나 임대해서 살자고 했어. 경상도는 마초 기질에 질식했고 전라도는 통수를 치고 충청도는 여유롭게 산다, 지극히 토속적이고 편파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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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속성. 가슴 언저리에 싱크홀이라도 났는지 자꾸 뭐가 쏟아진다. 발걸음을 늦추지 않으면 좆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지. 하지만 다음이 없는 걸 어쩌겠냐구요. 모 아니면 도일 때, 내 도박은 늘 실패하는 걸 어쩌냐구요. 빗장을 부수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내가 또 비밀 없는 시시한 사람으로 나를 펼쳐야겠냐구요, 그걸 안다고 권력이 생기진 않아요, 나는 쉬이 비참해질 테고. 제 말투는 좋아하지 마세요, 그래도 직업은 봐줄 만하지 않나요, 오답에도 익숙한 사람이니까 그것 참 잘못 몇 번쯤은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아님 뭐 말고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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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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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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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았어. 기분 되게 좋다. 막 좌시하는 모습도 그려지고 선선한 날씨 천사같은 얼굴 우물처럼 깊은 배꼽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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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네가 틀렸어. 제대로 틀려먹어서 언젠간 허리에 칼이 꽂히고 기름이 굳어 눈도 못 감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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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크림색처럼 보이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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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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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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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잘 것 없는 공놀이 때문에 또 밤을 샜다. 친구 따라 클럽 다닐 때 좀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아침 찜통 더위에 옷 갈아 입고 존나 강변 달리다 와서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쓰레기 버렸다. 요즘은 거의 자해하듯 턱걸이를 조진다. 하긴 헬창도 정병러 아니겠어요. 내가 아는 제일 건강한 헬창은 교보문고 가면 자발서만 15권씩 산다. 내게 말하길, 수영아 100억대 부자는 아무도 모르고 1000억대 부자는 모두가 질투하고 욕하는데 그 이상은 세상 사람이 존경함, 우리 집 존나 가난해 빚이 32억이야. 같이 나중에 질투하고 투기나 하면서 서로 낚싯대로 칼싸움이나 하자고 했다.
이수컷 씨가 전화가 왔는데, 나더러 그런 또라이 같고 기막힌 말들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뭘 새삼스레. 우린 처음 만나자마자 개판이었잖아. 초면에 길빵과 아웃팅과 이상성욕과 엔빵과 강아지 교육과 나 술 취해서 저 남자 어깨 넓다고 존나 좋아하고 저 누나는 나더러 왤케 어리냐고 무어라 그러고.
여하튼 요즘은 자주 토한다. 뛰다가 토하고 수업 시간에 기침하다 나가서 토하고 뭐 그러는데, 이거 보고 지 성질머리 못 이겨서 그러는 거라고 말히던 새끼 생각나네, 시발롬이. 그지랄하고 직후에 돈 빌려달래 무슨.
아무리 생각해도 난 워커홀릭이 체질이다. 이수컷 씨가 나더러 그래 보인다고 했다. 넌 애가 상태가 어딘가 침울한 것이 속에 화가 많아서 다 때려 부수듯이 일을 하잖냐. 내가 너 저번에 브리핑 하는 거 들었는데 거의 박근혜를 빠는 조선일보의 심정으로 쏘아제끼더만. 수영아, 넌 그러다가 혼자 불탈 거야. 너도 알지?
그럼 존나 잘 알지, 내가 그래서 엠씨 스나 바이브로 맨날 하늘은언제나나의편, 질투는언제나나의힘, 이지랄 하잖아. 화재보험은 필수야 당신, 알지. 불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그 외에 여유는 시발, 이러다가 잠 자면 그게 여유지, 저녁 굶고 수업하고 오늘도 산책 간다 안녕 좆같은 은평구 안녕 씨발롬의 이태원 안녕 곰팡이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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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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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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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 니 좆같은 감정풀이 하려고 하는 거 아냐 ?  네가 더 불행하다. 네가 �� 드라마틱하다. 네가 더 호호 히히 희희락락의 늪에 있다. 이거 아니야 ? 우린 다 이렇게 살아. 적당히 너처럼 살고 고고하게 너 위에 서 있어. 보이지 않니 ? 호호호호호. 호호호. 보이지 않니 ?  왜 아직 거기에 있어, 여기서는 사람이 45도쯤 기운 채 걸어, 여기서는 팔꿈치에 멍이 사라지지 않아, 여긴 머리 위에 금괴가 꿍  차 있어. 너는 어디 있니. 알량한 송곳을 가지고서. 넌 어디 있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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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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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반지를 끼고서 너에 대해 생각했다. 네가 처음으로 죽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술에 취해 네게 가장 쉽고 편안히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반 년이나 지난 후에야 네가 고맙다고 연락을 줬다. 그 날도 너와 난 취해 있었고 나는 내가 알려준 방법은 썼냐고 물었다. 너는 대답을 않다가 이틀 뒤에나 말을 걸었다. 본인 대신 따뜻한 우유 좀 마셔달라고. 웃기게도 그 순간에 네게 반했다. 진짜 말도 안 되게.
너는 여전히 내게 확실히 죽는 법을 물었다. 3개월 찐하게 연애하고 죽자고 했다. 나는 내가 졸업해서 자격증 따면 약을 합법적으로 구해주겠다 했다. 나는 의사가 아니니까, 우린 좀 그래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할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네가 나 때문에 꾸역꾸역 사는 일은 없었으면 했으니까. 너는 내게 부고장을 주기로 약속했고, 내가 결혼을 한다면 절대 청첩장은 안 줄 거라고 말했다. 너는 투정을 부렸다. 축의금 많이 낼 테니까 꼭 연락 달라고. 그 주에 주말 나는 남의 결혼식에서 펑펑 울었다. 말에는 힘이 있다고 자주 말했지만 너와 네 대화에선 아무 것도 읽을 수 없어서. 네가 죽어도 나는 모른 채 지나갈 것이고 너는 나를 알아 보지 못 할 테니까.
너는 머리가 자주 아팠고 나는 머리를 나쁘게 썼다. 네가 누워 있으면 나는 달렸다. 너는 내 옷이 보수 같다고 했고 나는 대체 네 옷이 의복의 기능을 하느냐고 물었다. 너가 레드벨벳 동영상을 볼 때 나는 수학 강의를 들었다.(미친새끼..)
네 속은 깜깜했고 내 속은 불투명했다. 웃기는 일이다. 나는 자주 투덜댔다. 나는 결혼도 했고 애도 셋인데, 패드립을 치고 싶지는 않지만 애들이 엄마가 없다고.
너는 마지막에 '당신 이혼했잖아, 짝 없는 반지가 그 증거'라고 말했고 나는 우리가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한 횟수를 세었다. 꼭 한 번이었다.
네가 날 두고 아주 멀리 가려고 할 때마다 나는 화를 내었다. 결국엔 네 입에서 사과 따위나 나오게 하려고. 뻔뻔하지 못한 내가 결국 널 따라 강에서 뛰어내렸다 눈을 떴을 때에야 내가 못되게 굴었단 걸 알았다. 한참을.
바닥에는 송진이 끈적하고 눈 앞엔 안개가 그득히 찼어요. 내가 자주 말했듯이 여긴 길이 없답니다. 퇴원을 축하해요. 소원을 입 밖으로 내면 안 이루어진다고 혼내시던 걸 꼭 기억할게요. 그리고 먼저 간 고양이들도 기억을 해요. 그뿐예요. 다른 말을 쓰기엔 사실 제가 아직 머리가 안 돌아가네요. 헛똑똑이라서요.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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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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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냐릐
너만큼 날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을 거란 걸 안다. 사람은 아무래도 어려울 때에 매력이 넘치는 법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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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all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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