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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6 h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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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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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3 h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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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쉬어가는 날이니까, 오랫동안 산책을 하고 돌아와야겠다고 아침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서울숲을 거의 3년이 넘어서 가게 될텐데 추웠던 겨울날 짧은 호흡을 하며 느리게 걸었던 기억이 난다. 나뭇잎도 다 떨어지고 길게 늘어선 나무들의 행렬로 나의 보폭을 맞추면, 잠시나마 내가 그 안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무를 좋아하고 나무가 주는 알 수 없는 위안을 얻음과 동시에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필요한 요즘이다. 심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져 있고, 쉽게 피로함을 호소하니 작은 일에도 극도로 예민해지고 나태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계절은 돌고 돌아서 어느새 푸른 날들이 되었다. 오월, 내가 사랑하는 달. 그 안에서 고른 휴식을 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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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2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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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기분에 낙하하는 것들은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었다. 같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건 계절의 축복, 가늘게 눌러 담아 보이고 싶은 건 어쩌면 당신의 또 다른 이름들. 입을 모아 불렀던 건 꼬리 없는 낯선 이름들. 불릴 수 있다는 건, 불러보고 싶은 존재는 허상들. 밤마다 꽃이 피는 방향에 내가 있었고, 숨을 불어 넣으면 당신은 빛나더라. 밝을 수 있다는 건 밟히지 않는 나의 욕심들. 돌이키면 움직일 수 없는 각기 다른 염원, 흔들리기만을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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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3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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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었으면 그래서 홀연히 떠날거라는 생각들은 왜 하지 않았던 것인지, 어떤 순간을 좀더 면밀히 살펴보고 어느 정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던 날들이 부끄러웠다. 순간의 감정들이 확실하고 내게 이로움을 줄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사실 정해져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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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6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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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계가 없이 이어지는 것들이 좀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어쩌면 많은 것들을 닫고 지내는 시간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물들어 가는 기운들을 잊고 지내는 것만 같다. 단 하나의 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조금은 가는 숨이라도 쉬어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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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8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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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수평을 맞추지 않아도 비온 거리를 걸으면 적당한 균형감의 온도를 가진 시간을 가진 것만 같아서 무겁게 느껴지지 않아. 피부를 간지럽히는 빗방울의 낙하에서 무한한 애정을 느껴, 이상한 일이지. 눈을 감고 빗물이 고인 굴곡을 적시 듯 발을 맞춘다. 박하사탕 같은 냄새가 바람을 타고 나를 감싸면 어쩔 줄 모르는 나는 생각하는 법을 줄인다. 축축한 신발 안으로 나를 헤집어 놓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비가 오면 무엇이 생각나는 것��� 이제는 없는데, 애써 생각하고 싶은 대상을 거울에 비치 듯 나는 알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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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9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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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말은 귀마개가 귓속에서 천천히 펴지며 소음이 차단될 때 아주 잠깐 눈이 소복히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 느껴지는 건 옅은 심작박동소리, 얼굴의 살갗이 부딪힐 때 나는 종이 소리, 들숨과 날숨이 교차할 때 들리는 공기의 밀도가 가깝게 느껴지는 듯 했다. 들리지 않는 시간으로 까맣게 방을 덮으면 나는 부유해지는 기분이 들며, 고요함에 묻혀 눈을 감는다. 소란하고 번뜩거렸던 시간들을 잠재우며, 나를 기댈 수 있는 꿈을 꿈꾼다. 아무렴, 오늘은 조금씩 괜찮을거야. 고민하던 내 불안이 서서히 소멸된다. 어둠속 너머로 귓가에 눈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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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1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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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심적으로 크고 작은 일들이 나를 덮칠 때, 누군가의 존재가 버팀이 될 수 있다는 당연한 진실이 실로 더 크게 다가왔었다. 혼자가 익숙하고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 자체에서 혹은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소모를 많이 겪어서 그런지 겁이 났었는지도 모른다. 아무 이유없이 그 사람이어서 좋아할 수 있고 그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내게는 더 없는 안정감이자 지향하고 싶은 관계였었다. 혼자라는 명백한 진실에서 오는 불안감은 어느날부터 내 마음을 부여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게 단순히 내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고 싶은 이기심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사실이 소름끼치게 무섭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감정은 어떤 목적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에 착안하고,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나는 아직 사랑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한다. 다만,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되는 시작점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내부공사 하고 있는 거라고, 그래서 사랑을 가꿀 수 있는 내가 되면 나는 혼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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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3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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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좋아서 좋아지는 이유를 설명해야만 할 것 같아서 조금씩 기지개를 피고만 싶어졌다. 아침, 저녁으로 가벼운 라이트로스팅으로 볶은 에티오피아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또 천천히 잔을 비운다. 커피 잔에 비친 무거운 나의 얼굴에게서 비우고 싶은 건 무엇인지 잠깐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조용한 숲이 있는 곳을 산책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 그런 곳을 찾아야지 하며 저녁 시간을 마무리 한다. 색채와 빛의 깊이가 점점 스며드는 계절에게서 나를 잠시 맡기고 의지해야겠다는 나에게서 느리게 시간이 흘러가길 고대하고 조금은 조급한 생각이 앞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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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4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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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물 수 있었던 건 한때나마 초라한 나를 덮어줄 수 있었던 그 사람의 안락한 마음, 언제든 툭 던져지 듯 기댈 수 있는 그 자리 자체였었다. 그런 내 주변이 차갑고, 행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때 나는 또 다시 혼자가 되어 있었다. 긁어낼 수 있는 그리움 따위였으면 돌연 초라해지지 않았을텐데,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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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5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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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말을 할 수 없을만큼 두려운게 있다면 아마도 내 자신의 불안에 대응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쉽게 나를 들춰내고 언제든 떨어뜨릴 준비를 하는 불안에게서, 가늠할 수 없는 슬픔들이 늘 나를 따라다녔다. 만육천번 가량의 감정을 정렬해서 적어갔었던 글들의 대부분이 같은 감정으로 상통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쓸 수 없을 때 나는 나에게서 멀어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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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7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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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매몰되고 둔탁하게 내려쳐진 것처럼,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감정의 요소들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기분이 들었다. 늘상 보아오는 사물이나 자연과 계절의 변화들은 오롯이 감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 날의 느낌과 날 것 그대로의 시간을 간직하려 했던 내 자신이었다. 시대와 개인의 가치가 바뀌고 나의 눈높이도 달라지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일차원적 감각의 형태 속에 빠진 것 같다. 지나간 것들과 이미 변해져버린 나의 모습 속에 과거는 나를 감추었다. 들춰낼 수 없는 조금은 무너졌던 나의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영원에 맞설 수 없는 한낱 나약한 나라는 사람은 또 얼마나 흘러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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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8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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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볕의 틈이 벌어지고, 겨우내 무뎠던 계절을 나무라듯 외면했지만 나는 다시 끌어당기고 싶은 것들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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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19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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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는 방안을 수 놓는 건 목적없는 옅은 고요, 힘들게 고개를 젖히면 난데 없는 휘청임에 까무룩 잠이 들 것 같아요. 어제는 무엇을 했더라, 오늘 역시 환상과는 거리가 먼 불어난 침묵. 그것이면 되었어요. 그 정도면 입을 맞춰 나를 쏟아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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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20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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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안다. 빠져나가지 못한 슬픔이 다 마를 수만은 없는 거라고, 미처 대비하지 못한 슬픔의 반경에 내가 속해 있다는 것도 안다. 어쩔 수 없다는 시간이 있기도 했고, 스스로가 원했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나를 울리 듯 말했다. 맥박이 빨라지고 발걸음의 무게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졌다. 어제와 같은 늘어진 옷의 표면이 나의 민낯 같은 기분이 들어, 멋쩍은 미소로 대신하고 싶었다. 문을 열면 달라지는 것들이 많을까, 시작에 한해서 나를 지켜낼 수도 있을까. 망설이는 시간에 고민은 나를 이끌어 낼 수 없었다. 질끈 감는 눈에 내가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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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22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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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생각에 여러번 잠길 때, 같은 후회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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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scene · 23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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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모르고, 누군가의 세계는 다른 이유를 알지 못한채 또 흘러가고 각자 다르게 숨을 고르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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