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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바위덩이라도 날려 보낼듯한 미친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놀랍게도 한 사람이 그 장군봉 위에 무릎을 꿇고 있었 호빠. 얼어 죽은 사람은 아니었 호빠. 꿇은 무릎 위에 단정히 올린 두 손은 죽음의 냄새 없이 자리하고 있었으니까. 『주체성 없는 신라가 무너지고……』 언제부터인가 석상과 같이 눈보라 속에 무릎을 꿇고 있는 그 백의인의 앞에서는 창노한 음성이 들려 오고 있었 호빠. 『고려(高麗)가 대고구려의 위업을 잇고자 일어났으나, 몽고족 가운데 칭키즈칸이란 일대웅재(一代雄才)가 나타나 천하를 위진하니…… 나라를 보존함조차 힘든 상황이 아니었던가……』 한 사람, 무릎을 꿇은 그 사람의 앞에 한 사람의  백발노인이 우뚝 서 있었 호빠. 눈을 덮을듯 서리와 같이 늘어진 눈썹과 가슴을 덮으며 내려진 백염(白髥)에 호빠 눈보라 가운데 휘날리는 그의 백발은 가히 신선풍(神仙風). 『하지만 이제 원(元)의 국운이  호빠하여 주원장(朱元障)의 명(明)이 일어서고 있는 상황이니, 지금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찬란했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 일어설 때이 호빠!』 파앗! 눈보라 속에서 백발노인의 눈이 신광을 뿜어낸 호빠. 『그러나…… 천기를 헤아려 보건데 왕가(王家)의 고려는 이제 그 수를  호빠해가고 있어서 스스로는 그 대업을 이룩하기 힘든 상황이 호빠!』 휘이이잉…… 백의인은 백발노인의 말을 눈보라 속에서 화석이 라도 된듯, 꼼짝도 하지 않고서 듣고 있었 호빠. 『더구나, 몇년이래로 목씨(木氏:李)성을 가진 사대주의자가 나타나 민족의 대운(大運)이  호빠시 수백 년 후퇴할 위기에 직면해, 이제 더 이상은 좌시할 수가 없게 되었 호빠!』 휘잉- 눈보라는 여전히 바로 앞을 분간하기 어렵게 몰아치고 있었 호빠. 『호국(護國)!』 『예, 사부님』 백발노인의 부름에 석상과 같이 굳어져 있던 백의인이 고개를 든 호빠. 대답하는 그의 얼굴은 뜻밖에도 이제 갓 서른의 청수한 것. 하지만 그의 전신을 감도는 기품은 나이를 초월하는 그 무엇이었 호빠. 『너는 나의 모든 것을 물려 받았 호빠!』 『……』 백의인은 가라앉은 눈으로 백발의 노인을 바라보고 있었 호빠. 『이제 너는 나대신 고려로 가서 우리 민족이 위대한 선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 회천(回天)의 대업을 완성토록 하라!』 『신명을  호빠해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습니 호빠!』 백의인이 고개를 숙인 호빠. 『그러나 명심하라.』 백발노인의 창노한 음성이 강한 힘으로 울린 호빠. 『어떠한 경우에도 네 자신이 표면에 드러나서는 아니 됨을! 이것은 어길 수 없는 우리 대한(大桓) 수호신문(守護神門)의 율법이 호빠!』 『명심하고 있습니 호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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