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1001muni · 2 months
Text

제가 밭 뒤집는 걸 안 좋아하지만
뒤집어질 수밖에 없는 농사가 있습니다.
감자, 고구마같이 뿌리를 먹는 작물은
수확할 때 땅을 파헤치게 되니
다른 작물을 심으려면 흙을 정리해 줘야 합니다.
저는 괭이로 흙을 정리할 능력이 없으므로
동반자가 관리기로 해줘야 합니다.
Tumblr media
그래서 밭 가운데 부분은
관리기를 사용할 작물을 주로 심고
가장자리 쪽은 모양을 잡아 건드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모양 잡는 작업도 동반자가 해주면 좋겠지만
감사하게도 요즘은 돈 사는 일이 바빠 밭일할 시간이 없어서
제가 괭이질을 하고 있습니다.
땅을 파다 보면 거기 있는 풀이 뽑힐 수밖에 없는데
그걸 모아서 때꺼리로 삼습니다.
따로 나물 뜯을 시간도 없는데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지요.
Tumblr media
뽀리뱅이, 지칭개, 큰방가지똥 올려 가마솥 밥 짓고
국물 많이 잡아 담은 백김치 먹었던 밥상 사진이네요.
비빔장은 고추장에 표고버섯 기둥과 잣 넣고
솔순청 듬뿍 넣어 만들었어요.
이 음식이 내 입에 들어오기까지
수고한 농부들과 저 자신에게 감사하고
재료가 되어준 풀들에게 감사하고
농사 과정에서 피해 입은 생명이 있다면 미안하고...
그래서 이 음식을 먹고 이어진 삶 동안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힘쓰고
베풀며 살겠다는 마음을 담아
제가 차린 밥상 앞에서도 "잘 먹겠습니다." 하고 먹습니다.
3 notes · View notes
1001muni · 2 months
Text
2월에 접어들자 저는 중얼거렸습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겨울 동안 하고자 했던 일들이 많은데
���나도 하지 못한 채 봄을 맞이하게 된 한탄이었습니다.
사실 우물쭈물 한 건 아닙니다.
오래 아팠고,
이런저런 일들로 바쁘게 하루하루 충실히 살았지만
계획했던 다른 일을 더 하지 못했을 뿐이죠.
Tumblr media
어린 날의 저였다면
계획했던 걸 전부 포기하고
스스로를 미워하고 괴로워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사람이면 안 되겠죠.
한탄하는 말이지만 웃으며 하고
그냥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잘 살아왔구나
칭찬도 한 마디 던져줍니다.
8 notes · View notes
1001muni · 3 months
Text
체중 감량에 좋은 호밀밥.
저는 잡곡밥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반찬을 많이 놓지 않기 때문에
밥도 섞어지어야 더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저는 잡초와 마찬가지로 잡곡이라는 이름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만...)
요즘은 호밀이 빵으로 많이 이용되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명해졌죠.
호밀이 대부분 식이섬유로 이루어져 있어서
포만감이 오래 지속돼 그렇다고 하고
그 외에도 당뇨병 위험 감소,
담석, 심장병, 암 예방,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염증 방지,
당뇨 등의 유전자 약화,
폐경기 여성의 장 기능 개선,
소화기 건강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해요.
하지만 호밀에도 밀처럼 글루텐이 있어서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임신 중이나 모유 수유 중에도 안 먹는 게 좋다고 합니다.
Tumblr media
저는 호밀 농사까지 지을 땅은 없어서
블로그 이웃님이 농사지으신 호밀을 사 먹습니다.
호밀은 쌀과 함께 씻고 불려 밥하면 됩니다.
저는 반나절 불렸더니 싹이 났네요.
발아 호밀이라고 불러야 하나... ㅎㅎ
호밀 수확 시기와 봄 감자 수확 시기가 비슷해서
옛날에는 호밀에 감자를 넣어 밥을 지었대요.
저도 올여름에는 감자 넣은 호밀밥을 지어봐야겠습니다.
4 notes · View notes
1001muni · 3 months
Text
지난해 농사 소회
작년 농사 목표는 씨앗 늘리기였어서
심고 걷었으나 대부분 수확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먹는 사람이 둘이라
더러는 맛만 보고 더러는 풍족하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농사다운 농사라
우왕좌왕하고,
더러 때를 놓치기도 하며
바쁘고 몸도 힘들었지요.
그래도 마음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살려고 시골에 왔는데
이렇게 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Tumblr media
지금 밭은 텅 비어있다시피 합니다.
그동안 너무 자라버린 밭 주변 나무들을
겨울에 벨 계획이었기 때문에
겨울 작물들은 거의 심지 않았습니다.
올해 농사는 작년보다는 덜 우왕좌왕하겠지요?
저는
흙 만지고
산길을 걷고
내가 먹을 것을 내가 장만하고
소박하게 먹고 조용하게 사는
이 삶이 참 좋습니다.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4 months
Text
연말연시 잘 보내셨나요?
동반자의 표현에 따르면
저는 2년째 감기를 앓았습니다.
연말에 목감기 기운이 시작됐는데
어제까지 약을 먹었거든요.
이번 감기는 이상하네요.
원래 감기 걸리면
이삼일 푹 앓고 일어났는데
이번엔 낮에 괜찮다가 밤에만 기침이 심해져서
이건 아픈 것도 아니고 안 아픈 것도 아니고...;;
동반자가 여전히 바빠서
살림에 동물들 돌보기, 땔감 장만까지...
저도 여전히 바쁘게 보내면서
밤에는 앓는 생활이 오래 지속됐고
아직도 다 나았다고 하지는 못하겠어요.
그래도, 지난 9월부터 바쁜 생활을 하며
몸살 나서 드러눕진 않아야겠다고 조심했던 건
그동안 몸을 좀 관리해와서 그랬는지 성공했습니다.
농사일까지 겹쳐서
정말 이를 악물고 버텼는데 감기에 무너졌네요. ㅎㅎ
Tumblr media
어쨌거나 연도가 바뀌었는데
한 해 동안 복 많이 지으시고,
웃는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5 months
Text
**의 효능.
저는 음식 글을 쓸 때
의식적으로 효능을 잘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들 중에 효능 하나쯤 없는 게 없는데
효능에 집착하는 현상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귀리가 당뇨에 좋다는데
귀리를 얼마나 먹어야 당뇨병이 치료될까요?
또, 귀리는 사람에 따라 통풍이나 신장결석이 생길 수 있다고 하니
귀리만 주야장천 먹다가는 당뇨 고치려다 다른 병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당뇨에 좋은 성분을 모아놓은 '약'이라는 게 있으니
병증이 있으신 분들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드시고
그 보조적인 방법으로,
건강하신 분들은 예방 차원에서
다른 곡식과 번갈아 가며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즙'처럼 액체로 짠 것도 마찬가지고요.
햇빛 받고, 바람 맞고, 비 맞으면서
제 시기에 나온 것을 골고루, 적당량, 꼭꼭 씹어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식생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제 글에도 효능을 조금은 적을 생각입니다.
**이 **에 좋다고 방송에 한 번 나오면 불티나게 팔리는데
평소에는 '풀때기'라 불리며 무시당하는
'풀'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 계속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오늘도 사진 올릴 글이 아니라서
책상 옆 캣타워에서 자고 있는 다행이 사진 올립니다.^^
Tumblr media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5 months
Text
여전히 바쁜 무니.
동반자가 장흥으로 돌아왔지만
곧바로 다른 작업이,
그것도 시일이 촉박한 작업이 있어 야근까지 하니
여전히 저 혼자 동물들 건사하고, 남은 농사일하고,
살림살이까지...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급한 일 마치고 동반자가 집에 있던 며칠은
맥 놓고 해롱해롱했다지요. ㅎㅎ
원래 낮잠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밤늦게까지 있는데
낮에 해야 하는 일이 많으니 낮잠을 못 자고,
거기다가 개들 밤 산책 마칠 때까지는 못 자니
일과가 끝나면 기절하다시피 잡니다.
그래도 운동을 꾸준히 했더니
체력이 조금은 좋아지는 느낌이에요.
오랜만에 올리는 글에 적당한 사진은 없고
밭일하는 보호자 곁에 '모처럼' 얌전히 앉아있는,
하필이면 마늘 위에 앉아있는 히쭉이 사진 하나 올립니다.^^
Tumblr media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6 months
Text
여태 저의 농번기는 5월과 9월이었는데
이제 10월도 추가해야겠어요.
10월 한 달 안에 심어야 할 것도 많고
걷어야 할 것도 어찌나 많던지...
Tumblr media
그중 최고의 일거리, 밭벼 조금 심은 걸 걷어서
몇 날 며칠 앉아 손으로 다 훑어냈습니다.
오랜만에 똘끼 가득한 일을 하네요. ㅎㅎ
Tumblr media
서리태도 만만치 않았죠.
두들겨서 날려 콩만 빼도 되는 것을
성격상 일일이 손으로 깠습니다.
이 역시 똘끼 가득한 일이었죠.
원래부터 손으로 하려던 건 아니었고
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도구를 장만해 줄 예정이었어요.
물론 일도 같이 하고요.
그런데 갑자기 특별한 인연을 만나
다른 지방으로 작업하러 가버리는 바람에
이 모든 일을 혼자 할 뿐 아니라
동물들 보살피고 집안일까지 전부 떠맡아서
엄청 바빴답니다.
눈 뜨면 일하고
밥 먹고 일하고
동물 챙기고 일하고...
블로그에 글쓰기는커녕
SNS 잠깐 들여다볼 시간도 없었어요.
입동 지나고 곧 음력 10월이니 겨울입니다.
아직 밭일이 다 끝난 게 아니고,
천일동안 님은 장흥으로 돌아와서도 일이 있어
여전히 거의 혼자 해야 하지만
한결 여유가 생겼어요.
갑자기 찬바람 부니 몸이 좀 힘들어서
며칠만 쉬고 다시 나타나겠습니다.^^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7 months
Text
들깨 향 가득한 고구마줄기 나물.
우리가 보통 고구마줄기, 고구마순이라 부르며 먹는 것이
정확하게는 잎이 달린 잎자루입니다.
고구마 먹는 것보다 고구마줄기 먹는 것이,
줄기 먹는 것보다 잎을 먹는 것이 더 좋다고 하죠.
저는 잎의 미끈거리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줄기만 먹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잎보다 줄기를 좋아하시죠.
이 줄기도 고구마 품종에 따라서 더 억세거나 부드러운 게 있고
더 맛있는 게 있다고 합니다.
요즘은 잎자루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품종,
잎자루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품종도 있다고 하니
구입하실 때 좀 상세한 정보가 있다면 좋겠지요.
Tumblr media
제 밭에는 품종도 모르고 몇 개 심었는데
박한 땅에서 자라 그런지
길이는 시판 고구마줄기에 비하면 짧은 편이지만
부드러워서 먹기가 좋네요.
그래도 껍질을 대충 벗기고
소금 조금 넣은 물에 5분 정도 데칩니다.
보통 묵나물 하는 방법처럼
찬물에 헹구고 꼭 짜서
청장, 다진 마늘, 들기름 넣고 팍팍 무친 뒤
팬에 볶습니다.
마늘이 다 익으면
들깨가루 넉넉하게 푼 물을 넣고
물이 거의 졸아들 때까지 좀 더 볶으면 됩니다.
고구마줄기 좋아하고 들깨도 좋아하니
200g 볶으면 애들 말로 '순삭'입니다.^^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7 months
Text
당분간 2無 농사.
농사를 짓지 못하던 시기에도
예전에 만들었던 프로필의 글귀는 그대로 두었었습니다.
무경운, 무투입, 무관수, 무제초, 무살충, 무석유의 야생농사.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부는 당분간 지킬 수 없고
일부는 영영 포기해야 해서
글귀를 고쳤습니다.
Tumblr media
위 사진 한 장에
당분간 혹은 영영 포기한 모든 것이 나타납니다.
저희 밭처럼 흙 뒤집는 공사를 한 땅은 농사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소위 '생 땅'이라고 해서 영양분도 없고
비 온 후에는 딱딱하게 굳어버립니다.
농사를 시도해 봤었지만
씨앗에서 올라온 싹이나 키워 심은 모종이나
모두 얼마 못 버티고 죽어버리더라고요.
이 땅에 유기물이 쌓여 흙이 좋아지려면 몇 년이 걸리는데
그동안 기다리기만 할 수 없어서 퇴비를 넣었습니다.
무투입을 못 지켰는데
앞으로 계속 넣지는 않을 것이고 비료도 안 쓸 겁니다.
​​
풀 자라지 말라고 덮어주는 비닐은
사용한 적 없고 앞으로도 사용 안 할 거지만
밭 만들고, 돌 고르고, 퇴비 섞느라
휘발유 넣는 관리기를 사용하고 있으니
무석유도 못 지키고, 무경운도 못 지킵니다.
집 아래에 있는 마을 어른들 밭에
물 줄 때나 농약 뿌릴 때 물이 없어 고생하시길래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 받는 통을
저희 집에 하나 마련해 드렸는데
가뭄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어른들 쓰시기도 부족하고
저희도 같이 쓰려고 물통을 세 개로 늘렸습니다.
지하수라면 안 쓸 텐데 흘러내리는 물이라
오래 가물 때는 그 물을 줄 생각이니
무관수는 영영 포기입니다.
아직 밭을 만들고 있어서 내년까지는 일부 포기하고
제초제와 살충제 뿌리지 않는 것만 지킬 생각입니다.
그 이후에는 야생에 가까운 농사를 이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희망합니다.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7 months
Text
햇밤 삶기와 밤 보관 방법.
똘부농의 9월은 밤 줍는 달입니다.
산속 동물들을 위해 작은 것은 안 줍는 것처럼
10월이 되어도 밤은 더 떨어질 테지만
산속 동물들을 위해 그만 줍습니다.
산을 다니면서 줍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미리 밤나무 주변 제초 작업을 하는 것도 큰 일입니다.
풀을 베어야 밤 줍기도 수월하고
뱀도 잘 보여서 서로 피할 수 있습니다.
Tumblr media
저희 집은 간식을 잘 먹지 않아서
밤을 껍질 벗겨 냉동해뒀다가 밥에 넣어 먹습니다만
햇밤이 나올 무렵에는 한두 번 삶아 먹습니다.
밤은 씻어서 자작하게 물 붓고
센 불에 올렸다가 끓으면 중불로 줄여 20분 삶으면 됩니다.
저는 보통 500g 정도 삶는데
양이 많으면 시간을 좀 늘리면 되겠지요.
불 끄고도 10분 정도 그대로 두어 뜸을 들이고
이후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두면 껍질 벗기기가 수월합니다.
저희처럼 농약으로 훈증 소독하지 않은 밤에는
거의 대부분 밤바구미가 들어있다고 봐야 해서
저는 꼭 칼로 껍질 벗겨서 먹습니다.
Tumblr media Tumblr media
밤 보관하는 방법들이 인터넷에 많아서
이것저것 다 따라 해봤는데
수확하자마자 농약으로 훈증 처리하지 않은 밤은
냉장 보관해야 바구미가 활동하지 못하고
구멍 뚫린 비닐에 넣어 보관하다가
가끔 꺼내 수분을 더 날려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보관하는 중에 수분이 날아가니까
그런 밤은 삶기 전에 물에 한 시간 이상 담가두는 게 좋습니다.
올해는 밤도 감도 영 안 좋다고 합니다.
저희도 예년보다 많이 못 주웠어요.
제 기록지를 보니 해마다 줄고 있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7 months
Text
연지가 어젯밤 배변 산책하러 뜰밭에 나갔다가
뱀한테 다리를 물렸어요.
한밤중인데다
독사에게 물렸다면 광주까지 가는 길에 죽을 확률이 높아서
지켜보면서 애를 태웠죠.
한편으론
두 번이나 물렸던 곤지가 있으니
연지도 잘 버텨줄 거라 희망하면서...
물린 부분에 털이 다 빠지고
다리가 퉁퉁 붓기는 했어도
잘 먹고 잘 싸고 이겨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Tumblr media
산속 집에
물이 흐르고
개구리도 많고
풀도 무성하니
늘 뱀에 주의하고 사는데
개들이 사고를 당하네요.
오늘 밤부터는 제가 먼저 나가서
뱀들에게 신호를 해둬야겠습니다.
6 notes · View notes
1001muni · 8 months
Text
눈 밝게 하는 <바랭이>
저는 풀을 밥, 반찬으로 먹는 걸 선호합니다만
가끔 음식으로 활용한 흔적을 못 찾은 풀은
물을 끓여 먹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바랭이도 그중 하나입니다.
Tumblr media
바랭이는 농부들이 싫어하는 잡초 중에서도
1, 2위를 달리는 아주 악질 잡초입니다. ㅎㅎ
밭을 갈아놓으면 제일 먼저, 엄청 많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자란 줄기에서 뿌리가 생겨
제때 뽑지 못하면 밭을 다 뒤덮기 때문입니다.
풀에 '잡초'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는 저도
바랭이가 작물 근처에 있으면 뽑습니다.
Tumblr media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렇게 흔하고 생명력이 질긴 것이
사람에게도 좋다는 것입니다.
많이 먹어야 해서 많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바랭이는 눈을 맑게 해주고,
폐의 기운과 소화력을 높여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Tumblr media
적당량을 다듬고 씻어서
적당량의 물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물 색이 노르스름하죠?
다행인 건 아주 살짝 단맛이 나는 풀이어서
이렇게 끓인 물도 먹기 힘들지 않다는 겁니다.
풀 끓인 물 싫어하는 제 동반자도 잘 마시니까요.^^
흔한 풀이 몸에도 좋다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제철 음식으로 몇 번 물 끓여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읽으시는 때가 제철이라면
똘부농의 점빵에서 바랭이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
8 notes · View notes
1001muni · 8 months
Text
골다공증 예방하는 <호박순 된장국>
호박잎 먹는 건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호박순을 먹을 수 있다는 건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호박 농사짓는 사람이나 먹을 수 있는 특수 부위였는데
요즘은 호박순 수확을 위한 품종이 따로 나올 정도로
효능이나 맛이 좋기로 유명해졌습니다.
Tumblr media
호박순은
호박 줄기 끝에 호박잎이 막 생겨나는 부위이고
그 옆에 뭔가를 감으려고 나오는 덩굴손을
호박손이라고 합니다.
호박손도 임산부들에게 좋아서
말린 것으로 차 끓여 먹는다고 하더군요.
Tumblr media
저희 집에도 농사 망한 호박이 있어서
호박은 못 먹어도 이 시기에 호박순은 먹습니다.^^;;
호박잎처럼 호박순도 거친 부분 벗겨내고
물에 박박 주물러 씻어 풋내가 나지 않게 합니다.
쌀뜨물에 호박순 넣고
같이 따온 풋호박도 대충 뚝뚝 썰어 넣고
된장, 고추장, 다진 마늘, 들깨가루 넣어
한 시간 정도 중불에 푹 끓여줍니다.
Tumblr media
바쁜 하루를 보내고 저녁 식탁에 앉아
뜨끈하고 구수한 호박손 된장국을 먹으면
뭉쳤던 어깨가 다 풀어지는 느낌입니다.
호박이나 호박잎이나 피로 회복에 좋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특히 호박잎이나 호박순에는 칼슘도 많다니
시들기 전에 부지런히 먹어둬야겠습니다.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8 months
Text
자립하려는 농사
풍성해지는 조 자랑도 하고 싶고
망친 녹두 농사 얘기도 하고 싶고...
할 얘기도 해야 하는 얘기도 많지만
도무지 블로그를 열 시간이 없었습니다.
야행성 인간이 새벽에 일어나 육체노동을 했더니
몸살 나서 며칠 앓고
9월이라 시원해졌겠지 하고 낮에 일하다가
더위 먹고 며칠 앓았답니다.
Tumblr media
그런 사람이 왜 계속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걸까요?
살려고요.
제 생명 유지에 관해서는
타인의 영향력을 최소한으로 하려는 것입니다.
금붙이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누더기를 걸쳐도 살 수 있지만
먹지 못하면 살 수 없으니까요.
우리는 돈 벌어 그 돈으로 먹을 것을 사는데
저는 돈 벌 노동력을 바로 먹는 것 생산하는 데에 쓰겠다는 것입니다.
Tumblr media
사회 상황이 제 노동력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거나
전쟁이나 기후 문제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는 등
외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더라도
먹지 못해 고통받는 일은 거의 없겠지요.
묵묵히 노동하고
그 결과를 감사히 받아먹을 것입니다.
단순하지요? ㅎㅎ
네, 이것이 제가 살고자 했고
그래서 선택한 단순한 삶입니다.
5 notes · View notes
1001muni · 8 months
Text
가을 농사 시작
비 올 거라는 소식에
오늘은 파, 무, 알타리무 씨앗을 뿌렸습니다.
좀 급하게 무리해서 했더니
동반자와 같이 했는데도 피곤합니다.
Tumblr media
마을 어른들이 뭔 농사가 되겠냐고 혀를 차시는 땅이지만
농부도 서툴러서 허둥지둥 대지만
봄에 씨앗 맺었던 아욱이 소복하게 올라오는 것을 보니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이런 날들이 하루하루 쌓여가다 보면
언젠가는 저희 뜰밭도 옥토로 변해있겠지요.
9 notes · View notes
1001muni · 8 months
Text
8월 20일 벼 이삭.
오늘 처음 본 벼 이삭을 찍어 기록해둡니다.
물론, 올해 들어 처음 보는 벼 이삭이 아닙니다.
마을에 내려가면 온통 벼 이삭인데
이것은 저희 집 벼 이삭이라 특별한 것입니다.^^
Tumblr media
논농사도 짓냐고요?
아닙니다. 저희 집 뜰밭에서 자라는 거예요.
오매불망 기다리다
오늘 첫 벼 이삭을 딱 하나 발견하고
기뻐서 찍어둡니다.
5 notes · View notes